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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 마케팅

세상에 나보다 똑똑한 전문가는 5천명쯤 있다

천억선한기업가 2018. 12. 8. 14:45

제가 A사 연구소장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어떤 전문 분야의 의제(agenda)가 발생했을 때 이 문제에 어떻게 처리하는지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해 코칭을 한적이 있다. 당연히 문제 해결의 기본 중의 기본인 '6하원칙으로 생각하자'는 기본 원칙을 던진다. 예를들어 오늘 일하다가 고객에서 전화가 와서 뭔가 질문을 하고, 또는 어떤 행위(처리)를 요청해 온다고 가정하자. 그 경우 전화를 받을 때 담당자가 첫번째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누가(Who) 그 문제에 가장 적합한가?' 이다. ​

나는 이 경우에 그 담당자에게 이렇게 생각하라고 코칭한다. '세상에는 이 문제에 대해 나보더 더 실력이 좋은 전문가는 5천명 쯤 있다'고 가정하고 잽싸게 머리를 굴리라고 말이다. 그러면 가장 먼저 담당자 머리에 나오는 답이 '내가 할일이 아니다 or 내가 꼭 해야 한다'라고 하는 두 가지 선택에 대한 답이다. 저는 여기서부터 어떤 사고의 방식이 업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후 업무 처리는 이 일이 당연히 '급하고 중요한 일이냐, 아니면 급한데 중요하지 않은 일이냐,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냐'에 따라 When 이 정해지며, 나머지 W나 H도 지극히 논리적 사고로 그 앞 뒤가 정해지게 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일단 Who에 중심을 맞추자. 무려 5천명이다. 내 옆 책상에 있는 동료가 답을 바로 알 수도 있고, 인터넷 상에서 구글 오빠나 네이버 언니를 통해 전문가를 찾아낼 수도 있고, 요세는 OO피디아가 거의 전문가 영역까지 답해 줄 수도 있고, 또 내가 누군가에게 전화해 몇 통화 정도로 해결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일의 전문가는 내가 아닐 가능성이 나일 가능성보다 높다는 데 있다. 수년간 생각해 보았는데 '일 못하는 사람'으로 규정되는 그 부류(나를 포함)는 그 일을 끌어 안고 몇날 며칠을 고민만 하다가 결국 중요한 시간 다 지나고 의뢰해 온 고객으로 부터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듣고 서야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넘기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도 너무 많이 이런식으로 일해봐서 이런 방식의 처리를 너무 잘 안다. 반성 많이 하고 있다. ​

가장 올바른 방법은 빨리 위임을 하는 것이다. 나보다 훨씬 그 일을 잘 해결할 것 같은 사람을 찾아서 부탁도 하고, 뇌물도 쏘고, 협박도 하고, 립서비스도 좀 하고, 다양한 수단을 통해 그 일을 위임하는 것이 최선이다. 공을 내 코트에 두어야(Ball is in my court)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비전문가이니 '공을 상대 네트 쪽으로 빨리 넘기는 것이 상책이다'는 것이다. 시한 폭탄을 내가 들고 있을 이유는 없다.

위임과 관련하여 책을 읽다가 합당한 책을 한권 발견하였다. 바로 롭 무어가 쓴 레버리지라는 책이다. 원래 이 책은 부자가 되는 비밀을 알려주는 책(이어서 더 끌리지만)이지만 직장인도 꼭 읽어보면 매우 의미있는 행동강령이 나온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특히 돈 되는 일에, 가치가 높은 일에 당신의 시간과 노력을 더 투자할수록 부자가 된다'는 논리인데 직장인에게는, 또는 조직의 CEO에게는 You가 다하지 말고 그 일의 전문가에게 자잘한 일은 위임을 하라는 주장이다. 예스24(내가 주로 활용하는 도서 구매 앱 : 포인트가 쏠쏠함)에 있는 이 책의 소개 링크를 걸어드린다.

이 책에서 위임을 중요하게 다루듯이 회사나 조직에서는 위임이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다. 중소기업에서는 창업자(사장)가 위임을 못해 회사가 발전하지 못하고 주저 앉기도 하고, 큰 조직에서는 위임을 못하는 CEO를 소위 micro-management라는 용어로 비하하고, 또는 O대리, O과장으로 놀리기도 한다.
최근에 두 가지 뚜렸한 트랜드가 있다. 인재 전쟁과 인재 육성의 메카니즘에서 말이다. 중소기업에 집중해 보면 기술기반의 벤쳐기업은 특히 '기술의 축적과 외부 기술의 내재화' 문제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다. 창업하여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소기업은 항상 기술인력(핵심역량)이 부족함을 느낀다. 자, 트랜드의 하나를 여기서 제시한다. 최근처럼 인재전쟁의 시대에는 신입사원 뿐만 아니라 중견 과장까지도 대기업에게 인재를 뺏기는 사태에 직면한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한가지 다행인 게 있다. 이것이 두번째 트랜드 인데, 요즘 젊은 세대는 학습능력이 엄청 대단하다. 마치 스펀지 같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은 중간 허리인 과장은 다 빼앗기고 신입사원은 어떻게 든 뽑아서 자체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여기서 황당한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까지 조직에서의 교육은 사수-부사수의 도제식 교육이 거의 전부였다. 그런데 큰 문제인게 중간 허리를 다 뺴앗기고 없는 상황에서 사수(선생님)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밖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바로 기술 아웃소싱(out-sourcing) 이다. 그런데 이것도 따져보면 위임이다. 나보다 잘 가르칠 사람을 찾아서 위임하는 것이다.
기술컨설팅이라는 것이 그렇다. 전에 S사에 근무할 때 일본의 폴리우레탄 분야 대가이자 원로이신 K선생님으로 부터 컨설팅을 받을 때, 그 때는 어떤 수업 내용에 대해서는 너무 기초적이고, 간혹 내가 너무 잘 아는 이야기를 몇시간이고 앉아서 듣고 있어서 업무가 바쁜 나로서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머리에 번개맞은 듯이 퍼뜩 어떤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진짜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가? 막연히 이건 맞을 수도 있겠다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말이다. 기술이라는 것은 정말 그렇다. 이해하고 그걸 실천하지 않으면 실체가 없는 허상이다. 그런데 진실로 내가 알고 있어도 누군가 '그래 네가 아는 것이 답이야, 그렇게 해봐. 그럼 성공해.'라고 말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지체없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그 당시의 제 답은 아니었다. 한 분야의 권위자 또는 대가 라는 것이 진정 무엇인가? 그 정보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그 정보가 적어도 옳은지 틀린지 확신만 해 주어도 그 대가의 언권(Word power)에 의존하여 누군가는 추상적 기술을 실행적 기술로 실천해 낼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성취가 아닌가 말이다. 이 때부터 적어도 나는 '공짜 정보'와 '유료 정보'의 차이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기 시작했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거의 대부분의 정보는 공짜정보였다. 그래서 확신이 없었다. 나도 그저 어떤 인간이든 현혹되는 활자화된 매체에 대한 검증없는 믿음 정도였던 것이다. 확신이 없었다. ​


반면에 '유료 정보'에는 강한 힘이 들어있다. 실천으로 이끄는 힘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내가 공짜로 획득한 정보는 실천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내 머리속의 의심이 나를 실천으로 이끌지 않는다. 진정으로 발전을 원한다면 무조건 돈주고 정보를 사 보자(물론 책이 가장 싼 접근이다). 심지어는 그 전문가의 실력이 살짝 의심이 든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나보다 실력이 좀 못하다는 의심이 들어도 한번 실패를 각오하고 유료로 컨설팅을 해보라고 하고 싶다. 설령 틀린 정보를 유료로 얻었다면 그건 실험을 한번만 해보면 안다. 실패할 것이다. 그럼 한번의 실패 후에 혹시 하는 내 생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조건 그것을 해보게 되어있다. 절대로 우리 머릿속에 묵히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실천으로 성공하는 법칙을 찾아갈 수 있다.

아마 기술적 확신을 얻기위해 세상에서 실패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은 에디슨일 것이다. 그는 실천력은 우주에서 최강이다. 그는 발명왕이기 이전에 최고의 ‘실패왕’이었다. 전구를 발명하는 과정에서도 2399번이나 실패했다. 평생 동안 실패한 횟수를 합치면 11만 번에 이른다고 한다. 하루에 네 번꼴로 실패를 한 셈이다. 그런 거듭된 실패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애쓴 덕분(실천을 한 때문)에 불멸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에디슨이 실패왕이 아니라 발명왕으로 인류에게 길이 기억되는 이유는 실천이다. 그런데 만약에 누군가 옆에서 컨설팅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절대로 그만큼 실패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에디슨보다 다소 부족한 컨설턴트라도 말이다. 에디슨이 한 실험이 뭐 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연구원이던 내 경험에 비추어 한번 두번의 실패를 기술적 확신으로 변화시키고 누군가와 대화하여 또 중심을 잡아간다면 아마 반 이상의 실험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자, 망설이지 말고 주변의 5천명의 전문가를 활용하자. 그들은 당신이 써 주길 바라는 인프라다. 위임하면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