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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스토리

사랑학-시선의 처리

천억선한기업가 2018. 8. 24. 08:42

우리는 간혹 드라마를 몰입하여 본다. 지나치게 잘생긴 남주(박보검으로 정하자)가 하는 행동을 보고 여성 시청자들은 갑자기 심쿵함을 느낀다. 그래 드라마 상황으로 깊숙히 한번 들어가 보자. (이하는 소설이다)



[ ‘박보검’과 여주인공(여기서 특정 배우를 상정하면 안티가 생길까봐 익명처리)은 봄바람이 살랑대는 공원을 걷고있다. 둘은 계절이 의미 하듯이 만난지 일주일, 썸 시작 단계다. 여주가 살짝 긴장해 있다. 입으로는 일상의 이야기를 조잘대고 있지만 마음은 온통 박보검의 마음을 읽으려는 데 쏠려있다. ‘나는 지금 예뻐 보일까?’ 박보검은 무심한 듯 영혼없는 리액션을 계속 하면서 터벅터벅 걷기만 한다. 열시간 같은 10분의 시간이 흘렀다. 박보검이 갑자기 여주의 팔을 잡아챈다. ‘잠깐만!’ 보검이 말하고 둘 다 걸음을 멈춘다. 보검이 한발짝 앞서더니 바로 돌아선다. 둘은 찰나에 눈을 마주친다. 보검이 마치 청혼을 하듯이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바로 주저 앉는다. ‘운동화 끈이 풀렸네. 가만 있어봐.’ 보검이 이렇게 이야기하고 정성스럽게 운동화 끈을 묶어준다. 와우! 예쁜 리본 모양이다. 여주는 ‘고마워 오빠!’ 라고말하고 카메라의 시선은 살포시 여주의 상기된 볼을 클로즈업 한다.보검의 시선으로 이동 후 페이드 아웃]



드라마는 여기 까지다. 나는 지금 참 재미없게도 달달한 감정선이 아니라 관찰자로서 보검의 ‘시선의 배분’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보검은 여주를 운동화 끈 한번 묶어주고 나서 그 여주가 운명처럼 보검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꾸어 버린다. 아마 이 행위는 드라마 종료까지 여주가 자신의 냉혹한 운명에도 불구하고 보검을 사랑하고 헌신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그런데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보검이 운동화 끈이 풀린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 하는 것이다. 보통 두 사람이 걸을 때는 당연히 나란히 서서 앞을 보고 걷는다. 시선이 앞에 있는데 옆에 있는 여주의 발의 운동화 끈에 이상 현상을 발견 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테면 수십년을 같이 산 아내가 ‘여보 나 오늘 달라진거 없어?’ 라고 물을 때 남편은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는데 하물며...그러나 보검은 놀랍게도 시선의 적절한 배분으로 이를 커버한다. 즉, 시선의 90%를 여자에게, 나머지 10%를 주위에 배분한다. 그래서 보검은 여자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 그리고 발끝까지 관심있게 본 것이다. 이런 비상한 관찰의 디테일은 자주 기적을 일으킨다. 원래 사랑에 빠지면 시선이 이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첫눈에 반하면 그 사람의 모공에 난 털에 묻은 초소형 먼지까지도 보인다. 물론 예쁘게...그런데 사랑하지 않는데도 어떤 목적을 위해 시선을 그렇게 처리한다면 그 인간은 당연히 ‘선수’로 봐야한다. 정말 꾼이다.

우리 일상으로 돌아와 보자. 가족이든 친구든 우리는 늘 ‘사랑한다’ 말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시선은 어디를 향하는가? 시선의 몇%를 사랑하는 이에게 할애하는가? 자, 진정으로 사랑을 얻고 싶으면 시선부터 관리하자. 따뜻한 눈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선의 90%를 주어보자. 단 몇초만이라도 좋다.​